가려진 잎들이 문득 사라져 버리고, 감춰진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어느 순간에는 누군가의 심판도 결코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벌거벗은 채로달리 피할 방도도 없이 그 붉은 속과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부지불식 중이라도 서로가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가장 바라던 진실에 가까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 할지라도 이젠 더이상 숨길 수 없으므로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사실들을 가리고 있는 검은 잎들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 그것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고, 또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것들이리라.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