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7일 일요일

본색159


봄은 늘상 속으면서도 또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설렘과 함께 오고, 가을은 남는 것 없어도 감사할 줄 아는 허수아비춤만으로도 풍요로운 그들의 거룩함과 함께 간다. 그렇게 오고 가는 삶들이 있어 뭇 생명들은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가 보다. 삶이란 결국 이익이 남지 않는 장사일 수 밖에 없지만, 늘 발버둥치는 환상 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속을 지혜로써 일찍 깨닫는다고 한들 죽지않고 살아있는 마당에 그런 거래를 중단할 수 있을 것인가. 오직 살아서 가능한 바른 행동만이 더 솔직한 깨달음일 것이다.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