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본질로 하는 진보의 사명은 현재의 부당한 공포와 강제적 현실로부터 보다 많은 사람들의 피폐해진 자유와 평화로운 본성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다운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일일 것이다. 무지와 혼돈으로부터 깨어나게 하여 부패와 나태를 막고, 자신부터 앞장 서서 깨우치는 일은 언제나 존경스러운 소수의 선각자의 몫이기도 하였고, 앞으로도 외로운 선봉은 강물을 거스르는 연어들처럼 온몸으로 감당해야 할 그들만의 자리이기도 할 것이다. 스스로를 죽임으로써 원칙적인 신념을 살려내었던 위대한 사람들을 기억함으로써 그 많은 실패들이 결코 좌절은 아니었다는 것을 역사로 기록하게 하는 것은 그들로 인하여 살아남은 자들의 남아있는 빚이 될 것이다. 서둘러 실패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좌절은 더더욱 결코 아니다. 성급한 결론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것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 세력들이 가장 원하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되 좌절하지 않고, 그 시점으로부터 다시 우뚝 연대를 위한 행진을 계속 하는 것, 그 길이 아니면 다시 길을 찾아 또 분열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진보의 선구(先求)적 가치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분열도, 연대도 진보의 본질과 연결되는 것이므로 축의 이동이 아닌한 비난만할 일들은 아닌 것 같다.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