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眼)이 두 개인 것은 하나가 보지 못하는 것을 다른 하나로 보게 하거나 균형을 잡기 위함일 것이며, 귀(耳)가 두 개인 것도 하나로 듣지 못하는 것을 다른 하나로 듣게 하거나 역시 균형을 잡기 위함일 것이며, 코(鼻)가 두 개인 것도 마찬가지로 하나로 맡지 못하는 것을 다른 하나로 맡게 하거나 또한 균형을 잡기 위함일 것이다. 또한 사람의 팔다리가 각각 두 개인 것도 한쪽이 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한 쪽이 보완하거나 제대로 서 있게 하기 위한 균형을 위함일 것이다. '경제'라는 것이 추구하는 개인적 이익들을 조정하고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보편적 이익을 위한 '복지'라는 것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보수와 진보라는 서로 다른 가치의 소통과 균형을 위해서 또한 '정치'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리라. 진정한 소통의 전제로는 자신의 감각기관 그대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몸으로 자신을 바라보려는 인식의 전환이 우선이다. 사람이 한 몸과 한 생각을 바꾸는 것은 한 순간일수도 있고, 평생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한다. 몸과 생각을 바꾸기 전에는 진성(眞性)을 알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그 고통의 과정을 아는 자 만이 비로소 운명(運命)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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