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원인모를 폭발로 침몰한지 64시간이 지나고 있다. 격실에 마지막 생존자가 있다면 생존가능한 추정 69시간을 5시간여 앞두고 있는 긴박한 시점이다. 뱃머리(함수)부분에 이어 뱃꼬리(함미)부분까지 찾아내어 지금 한참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모양이다. 사고발생부터 현재의 구조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실이 정확하고 진실되게 밝혀져야 하겠지만, 해군과 해경 그리고 목격자들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당연히 초동대응이 잘되었는지, 잘못되었는지도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판에 초동대응이 잘되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등의 말들을 미리 함으로써 피해 당사자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지금까지의 경과만 보더라도 해경보다 먼저 사고현장에 도착한 해군은 조난신호를 받고 출동했음에도 구조장비가 없어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다가 뒤늦게 지원요청을 받은 해경이 폭발이 있은지 70여분이 지난 10시43분쯤에야 생존자 구조를 시작했고, 밤 11시35분까지 구조활동을 펼쳐 생존자 58명 중 56명을 구했으며, 나머지 2명은 인천시 소속 어업지도선이 구했다고 한다. 보도된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구조된 후 사고 현장을 빨리 떠난 사람이 함장과 부장이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함장이 침몰하는 배와 함께 가라앉는 것은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라며 상부에 보고하는 등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해군에서 복무했던 예비역의 진술에 의하면 해군 함정에 고무보트가 없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탈출용 튜브나 비상용 구조장비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구조 시도는 할 수 있다면서, 속수무책이었던 해군을 질타하고 있다. 또한 목격자들은 배 뒷부분이 물에 잠긴 것은 맞지만 곧바로 잠겼다기보다는 사고발생시로부터 2시간여에 걸쳐 구조가 진행되는 동안 서서히 가라앉은 것이라는 진술이 다수였다. 더불어 거액을 들여 안보전시관을 건축하는데 예산을 전용함으로써 승조원 개개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무선인식(RFID)라이프재킷’ 도입을 유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를 키운 결과가 되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해군근무수칙 중에도 ‘비상이함절차’가 규정되어 있고, 함장은 ‘비상이함절차를 지휘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한다. 생사와 행방이 불명한 전장의 병사를 두고, 보고를 위해 가장 먼저 현장을 이탈한 함장을 포함한 지휘부의 초동대응에 대해 정확한 진상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엄격한 ‘비상이함절차지휘책임’의 확인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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