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인터넷의 비약적인 발달로 각자 스스로의 ‘삶을 통째로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정도까지 일상의 삶의 형식은 급변하고 있다. 비즈니스영역에서의 크라우딩을 넘어 이제 개인적인 일상의 소소함까지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연결된 ‘망의 관계’ 속에서 기록할 수 있고, 기록되어지면서 공유할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고, 하고 있으며, 할 것이라는 실시간의 삶들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러한 관계 속에서 쉼없이 창조되고 형성되며 실현된다. 아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개인의 삶들조차 어느새 많은 부분에서 공적인 영역으로의 전환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유명한 정치인이나 연예인, 운동선수 등 제한된 공적 인물들만이 누릴 수 있는 영역에 평범한(?) 개인도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되어 장벽이 그만큼 낮아진 만큼 접근과 소통의 자유가 폭넓게 실현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삶을 통째로 꺼내어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삶의 공유 영역은 분명 그 자체로 한계를 갖는 것이리라.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여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다하더라도 자신만의 고유한 몫은 여전히 남아있게 될 것이다. 과거의 자유가 ‘선택에 의하지 않은 강요로부터의 자유’였다면, 앞으로의 자유는 ‘넘치는 선택에 의한 망으로부터의 자유’를 갈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망의 관계’ 속에 투입된 자신의 정보들이 의도하지 않은 다른 용도로 유통될 경우, 출발점은 비록 자신의 선택에 의한 책임이었더라도, 결과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광범위할 수 있을 것이므로 선택은 점점 신중하게 된다. 미래의 권력의 구도는 분명 ‘망을 다스리는 헤게모니’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며, ‘망의 조직’을 지배하게 될 세력도 악마의 유혹을 끝까지 물리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망의 지배’를 위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은 보장하되 조화로운 균형을 향한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도 더불어 필요할 것이다. 관리소홀로 인한 개인정보유출과 제도권력에 의한 개인정보접근의 남용으로 인한 폐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망의 관계’ 속에 매몰되거나 ‘망의 관계’로부터 소외된 개인은 사람을 잡아먹은 양들에 대한 반란으로 ‘기계파괴운동’이 일어났듯이, 어느 순간 자발적인 ‘망파괴운동’이 일어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반, 소외로부터의 두려움반으로 하나둘씩 늘려가든 네트워크를 적절한 수준으로 어느새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Posted via email from 동행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