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가 이기는 것인가, 이기는 것이 정의(正義)인가?” 요즘 자주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그것은 서로 다른 뜻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결론적으로 이는 하나의 진실을 가진 두 가지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현실에서의 생존의 전장에서 일시적 승패를 구분한다면 승자의 정의(正義)와 패자의 정의(正義)가 일단은 다르기 때문에 생긴 말일 것이다. 삶과 죽음으로 빗대어 보면 흔히들 살아남은 자는 승자요, 죽은 자는 패자에 비유되므로 패자의 가치들이 경시되는 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의 마지막 말씀처럼 삶과 죽음이란 것은 똑같은 자연의 일부이고, 경계는 없으며 서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각자의 종교가 무엇이든 간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부류는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살아남는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초개같이 버리면서 지켜내는 것이 곧 정의(正義)이다. 그것이 죽어서도 사는 길이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도 될 것이다. 영원히 살아남는 자는 아무도 없으므로 분명 정의(正義)가 이길 것이지만, 단지 현재의 시각으로는 시간이 좀 지체되는 듯이 보일 뿐이다. 막상 이겨내는 모습도 살아남은 자들의 오만처럼 탐욕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한없이 낮은 곳으로 스며들어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지켜내는 모습이어서 마치 이겼어도 진 것처럼 보일 뿐이다. 아니 그렇게 드러내는 모습조차도 부끄럽게 생각하므로 전주의 어느 독지가와 같은 진정 정의로운 사람들은 대신 가져가도록 위치정보만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 따뜻한 가슴과 뜨거운 열정을 가졌지만, 그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품으면서 어김없이 바다로 흐르도록 하는 도도한 강물의 흐름을 허울좋게 살아남은 나무의 줄기들은 아는지 묻고 싶다. 살아남은 나무들이 넓은 그늘을 드리울 줄 안다면 그 또한 가장 아름다운 정의(正義)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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