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2일 일요일

본색150


존재는 사실을 말하고, 인식은 자유의 몫이다. 존재가 인식을 결정한다는 것은 인간의 삶에 대한 절반의 설명이며, 나머지 절반은 반대로 인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일 것이다. 전자는 주로 욕망의 작용 영역이라면, 후자는 주로 양심의 반작용 영역이리라. 양자를 포함하여 인간의 이중적 본성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현상으로서의 삶이란 존재가 인식을 선택하는 구속으로부터 인식이 존재의 자유를 선택하는 그만큼의 보폭으로 서두르는 길 위에 있는 것은 아닐까. 나, 너 그리고 우리라는 것은 흐르는 강물을 사이에 두고 강의 이편과 저편으로 서로 마주보고 갈등하지만, 궁극으로는 하나의 바다에 둘러싸인 고독한 대지의 동행들일 것이다. 따라서 강을 건너기 위해 지금 뗏목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결국엔 그 뗏목조차 필요없는 것이었음을 비로소 알게되는 것이리라.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