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4일 수요일

본색116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현실의 삶 속에서 기도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비록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학자는 연구업적으로써, 예술가는 작품활동으로써, 시인은 시작(詩作)으로써, 노동자는 현장의 노동으로써, 자본가는 끝없는 이익의 추구로써 각자 자신만의 방식의 기도를 한다. 어떤 영역에서든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 기도의 간절함에 있을 것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목숨을 거는 것이다. 그러나 OECD국가 중에서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 댓가로써 일부의 사람들이 누리는 기적같은(?) 한강의 삶으로 충분한 것인가. 배수진을 치고 있는 우리의 기도는 삶과 죽음이라는 공간의 틈 속에서 한가로이 머무를 수 없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절망의 준비다. 그래서 일부 사이비 종교와 종교인들이 그 틈새를 노려 혼란한 판세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비록 1등이 아니더라도 절망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법, 최소한 자살률 1위의 오명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누구나 살고 싶다.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