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오르는 등산길에서 가끔씩 우연히 만나는 70대 가량의 노인 한 분이 계신다. 그 분은 만나는 사람마다 그냥 단문의 '안녕하세요'도 아닌, '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며 상대에 상관없이 높임말로써 먼저 정중히 인사를 한다. 나는 늘 '아..네..감사합니다.'라는 정도의 뒷북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변화를 몰고 오게 하는 궁극의 힘은 아마도 그 노인처럼 사소하지만 마음을 담은 진정한 전달에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혁명이란 것도 거창하게 붉은 깃발아래 폭풍처럼 달려오는 것이 아니라, 그 노인처럼 조용하지만 강력한 메세지로써 꾸준히 다가오는 것이리라. 그 노인을 본받아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려 하지만, 10중 8, 9는 여전히 혀끝에서 맴돌고 만다. 아직도 세상을 농익은 채로 바라보는 관조의 힘, 관용이 부족한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도 스스로 벽을 깨지 못하는 불신과 경계의 한계때문일까. 아무리 사소한 언행이더라도 그것의 위대한 힘을 믿고 따르려는 노력으로부터 본질의 혁명은 시작되는 것 같다. 위대한 혁명가는 아마도 먼저 마음을 여는 사람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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