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8일 일요일

본색118


평가의 대상인 존재에 대한 확정없이 그 존재를 평가한다는 것은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교과서에 기술된 역사적 사실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뒤의 황당함이란 뒤바뀐 혈육을 알아채지 못하고 자신의 피붙이로 키워 온 부모의 심정에 비견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낳은 정과 마찬가지로 기른 정이란 상당한 가치를 가진 새로운 관계로서 존재를 설정하긴 하지만, 허구의 역사적 사실은 오류가 확인되는 즉시 존재로서의 가치를 남김없이 상실한다.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을 평가한 코메디인 것이다. 아직도 여전한 허구들이 역사란 이름으로 무장한 채 허울 좋게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