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31일 토요일

본색122


가족에 대한 사랑은 인간의 본성이다. 가장의 생존투쟁도 대개는 가족의 행복을 위함이다. 그러므로 재가자(在家者)의 행동은 충분한 정당성을 갖는다. 출발은 배우자와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부터 시작해서, 부모, 형제자매까지 넓혀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전부를 감당할 수 없다면 불가피한 우선 순위가 있을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가족이 없다고 해서 사랑마저 없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폭을 차별없이 확대해 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므로 출가자(出家者)는 인연을 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연을 넓혀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분별없는 일체로서 사랑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하물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제쳐두고 자연을 자신의 몸처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세상을 가장 진실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있어도 뜨거운 여름, 그들의 무사귀환을 소망한다.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