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볼 때는 길은 하나로 올 곧다. 그러나 가다 보면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이든 부지불식중에 스스로가 길을 벗어난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애초에 정해진 길 없는 길 위에서 정해진 자신만의 자리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마는 물길을 거스러는 연어의 본능처럼 그리움은 숨길 수가 없다. 너무 늦지 않게 다시 제 자리에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신과 더불어 너무 빠르게 변해간다. 스스로가 낯설 정도로 가끔은 제 모습을 가늠하기도 몹시 힘들 수도 있다. 그 때는 이미 길을 벗어난 모습대로 자신이 세상에 정의되어 있음을 보게 되기도 한다. 원하는 자리였다면 기쁨은 배가 될 것이지만, 원하지 않았던 자리라면 그 고통의 무게 또한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가능한 한 제 자리를 찾아가는 일, 그것이 남아있는 시간 속에서 내일을 기다리는 이유일 것이다. 길의 방향은 모두 다르더라도 각자의 길은 또한 각각의 의미가 있으므로 살아있는 한 머물 수 없는 여행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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