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일 목요일

연습34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지도 벌써 일주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여태 갈증같은 구조소식은 전해지질 않고 설상가상으로 사고현장의 기상상태가 나빠 구조작업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구조요원 한명의 안타까운 희생까지 불러왔다. 군은 사고당시의 동영상자료와 교신일지의 공개요구에 대해서는 군사기밀을 이유로 극히 일부만 공개하거나 공개자체를 거부함으로써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군사기밀이란 ‘실질적으로 기밀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함에도, 46명의 장병들의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지금, 사고 전후의 현장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개요구조차 계속 군사기밀을 들먹이는 것은 뭔가 허물을 감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고, 신뢰는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구조작업 도중 순직한 해군 특수전여단(UDT) 소속 고(故) 한주호 준위는 33년을 군에 복무함으로써 위기의 순간에 늘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면서 후배들을 챙긴 위대한 군인이었다고 한다. 단지 군복무를 위한 신체검사조차 회피하기 위해 늘 행방불명이 되던 사람들은 또 여지없이 위기의 순간에 행방이 묘연해질 것이므로 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식들을 군에 보내보지 못한 사람들은 또 어찌 실종자 가족의 타들어가는 심정을 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벙크 속에서의 비상대책회의에서 강조한 ‘성공한 초동대응’이 총체적 부실로 속속 드러나고 있는 현실들은 군이 제대로 비상대처능력이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비들은 있어도 제때 활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운용면에서의 시스템부재와 늑장대응은 비단 실종자 가족들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을 분노케 하고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미 수차례 교전까지 한 지역에서 북한이 공공연하게 위협까지 하고 있던 상황에서, 더욱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남북의 긴장이 최고도로 달해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대응능력뿐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너무 무책임한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어떤 원인으로 어디서든 누수가 있다면 완전히 침수가 되기 전에 가능한 한 빠르고 솔직한 조치만이 두동강이 나는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예방책임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Posted via email from 동행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