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4일 일요일

본색136


어느 날만 날(日)인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이 대부분 직각으로 부러지는 날(日)들이며, 어느 한 사람의 일생에서도 날카로운 역사가 아닌 순간은 별로 없다. 그러나 남겨질 기록들은 거의가 잘 다듬어진 곡선이거나, 이름도 흔적도 없는 그림자 뿐일 것이다. 누가 어둠의 축제 속에 부러진 직선의 반항들을 기억이나 할까마는, 그 모난 각(角)들이 이 시대의 은밀한 탄생들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의미있는 흐름이란 결코 불꽃처럼 요란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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