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불편할 뿐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준은 '성인의 경지'다. '범부의 입장'에서 가난은 불편하고도 부끄러운 일(?)이다. 여기서 부끄러움이라는 말은 인격을 갖춘 개인이 현재의 가난에 대한 자신의 책임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말이다. 그렇더라도 사회가 부담해야 할 몫들에 대해서 면죄부를 준다거나 관용한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가난한 자는 부끄러움을 알지만, 부자들은 부끄러움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사회의 덕을 가장 많이 보고서도 오로지 자신의 능력의 덕으로만 착각한다. 그들에게 '사회의 힘'을 보여주는 방법은 아마도 '실질적 과세의 형평'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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