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5일 화요일

본색110


돌고 돌고 또 돌아서 제 자리로 돌아온 것들의 역사는 간단치 않다. 예정된 날보다 3년이나 늦게 귀환하면서 하야부사(송골매라는 뜻의 일본의 우주탐사선)가 떨어뜨린 캡슐 속에는 아마도 지구와 화성 사이의 어느 소행성(이토카와)의 생성과 성장의 비밀이라는 선물을 담고 있을 것이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모든 장비는 거의 파손되고 에너지는 소진되었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귀환을 소망한 의지의 기도 덕분일 것이리라. 아직 출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의 나로호, 무엇보다 가야할 길은 더 멀겠지만, 그보다 먼저 비록 만신창이로 길을 잃고 미아로 허공을 방황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제자리로 불러들일 그런 인내와 관용의 준비가 되어있는지 그것부터 점검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via email from 길 위의 바람